나는 올해로 9살 6살짜리
사촌동생 둘이 있다.
평범하지만 밝고 건강하게
학교생활 잘하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제법 잘 지내는 것
같다. 나랑 언니는 한 달에 몇
번씩은 꼭 시간을 내서라도
동생들이랑 놀아주러 다닌다.

얼마 전에 동생들을 데리고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을 때의 일이다.
식당에서는 한창 유행하고 있던 모모랜드의 ‘뿜뿜’이 나오고 있었다.

9살짜리 동생은 단번에 노래를
알아차리더니 ‘학교에서 연습하고
있는 춤’이라고 했다. 들어보니
학교 방과 후 시간에 진행되는
동아리에서 이런 방송댄스를
배우고 나중에 학예회나 그런
곳에서 공연도 하는 모양이었다.

사실 세빈이는(9살짜리 동생, 가명) 네다섯 살 때도 유치원에서
방송댄스를 꾸준히 배워왔다. 세빈이가 뭐 어디 특별히 끼가 많고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이미 지금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까지 아이돌의
춤을 배우는 ‘방송댄스부’는
우리에게 너무 당연하다.
나는 내 동생이 그런 춤을
추는게 너무 싫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런 노래를
들어도보지 못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네다섯 살짜리가 나와서
아기냄새 폴폴 풍기는 몸으로
제법 어른스러운 눈빛을 흉내
내고 포즈를 따라하는 것을 보고
좋아한다. 정확히는 귀엽다고
‘우쭈쭈’한다. 누구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그들 눈에는 귀엽다고 보일 수
있겠지만 나는 그 모든 행태들이
괴상하고, 거북하고, 안타깝다.
떠올려보면 세빈이는 네다섯
살일 때에도 교태와 성행위에
대한 은유로 점철된 걸 그룹의
춤을 아무렇지 않게 췄다. 열
살이 채 안 된 지금도 성적인
심상과 동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도함은
사실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하루에도
수십개씩 키즈
댄스커버 영상이
올라오고 광고나
화보에서 이
과함은 그저
하나의
‘컨셉’으로
소비된다.
화장을 성인마냥
능숙하게 한 채,
관능적인 자세를
취하는 아이들은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이해하고 있을까?
그들의 눈빛이나 둘러싼
제스처 하나하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있을까?
재능 발휘와
이상실현
이라는
미명하에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부적절한
활동을 하도록
슬그머니
부추기는
형국이다.
어른들의 성찰이 요구되는 지금,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우리는 상대
어른에게(즉 이성) 부족했던
아이다움을 요구하고 있다.
진행되는 양상은 비슷하다.
'컨셉’이라는 명목 하에
성인에게 아동복을 입힌다.
아동복을 입히고 어리숙한
포즈를 시킨다. 모든 게
‘퇴행’을 위한 과정 같다.
이쯤 되니 우리는 대체 어떤
판타지를 갖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참조 : 영원한 빛, 준 포토그래퍼, 웹진 이즘
글 : 현은서
참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
클릭하세요
http://webtoon.daum.net/web
toon/view/eternallight2
http://www.izm.co.kr/contentRead.as
p?idx=29063&bigcateidx=19&
subcateidx=677view_tp=1